'소프트웨어 아키텍트가 알아야 할 97가지'라는 책이 나오고 "97가지나 알아야 하냐"는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실은 97가지 이상의 것들을 아는게 SW 분야의 특징이라 그 질문에는 그냥 웃어 넘겼습니다. 동일 출판사에서 나온 '프로젝트 관리자가 알아야 할 97가지'를 번역하면서 2년 전에 느꼈던 감정을 최종 점검하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그동안 부분만을 떼어내서 작업을 했어서 전체적인 것을 훝어보는게 오래만이긴 하지만, 2년 전에 느꼈던 느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어찌보면 현재의 프로젝트 상황이 2년 전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씁슬함이 느껴졌습니다.
2년 전 회사(넥스트리) 내의 동료와 팀장들로 번역을 같이 해보자고 설득과 꾀임을 통해 사람들을 모집하고, 각자의 분량을 강제적으로 떠안기면서 (물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 마음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보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번역 작업을 시작하고 저자들이 쓴 글들의 내용을 보면서 저희는 그 자체로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가 알고 있었고 누구나가 말할 수 있었지만, 우리의 현실을 같이 논의하고 말하겠다는 생각이 왜 없었는지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상당히 불편한 진실과 문제들이 오고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에 대해서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할 수도 없었지만, 우리는 프로젝트에서 겪고 있었던 문제들을 피하는게 아니라 맞서 부딪힐 수 있는 용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의 거창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나도 흔하고 많이 널려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이야기할 것들은 불편한 진실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현실적인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며, 당장에 거론되는 해결책 역시 미봉책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고 같이 해결책들을 찾아가려는 노력조차 없어지는 환경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늘 비판은 있었고, 그에 대한 동의와 동조는 있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프트웨어 위기를 말할 때에 프로젝트의 환경(상황)을 꼭 거론이 됩니다. 늘 불편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그러한 글들을 읽지만, 결국 이를 받아들이는 개발자는 우리 곂에서 떠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개발자들을 목격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조용하지만 자신의 길을 묵묵하게 지켜낸 선후배들을 존경합니다. 그들의 실력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이들은 어찌되었든 지금의 SW 환경에서 살아가고 살아남고 지켜내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난 번 SW 아키텍트 책과 같이 PM 책 역시 저에게는 위로를 받는 책이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들은 지금의 고민과 문제들을 나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SW 업계에 필요한 것은 서로에게 위안과 격려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좀 더 노력을 하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SW 위기에 대해서도 어느덧 담담히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나도 이상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책에도 나왔듯이 어느 누군가는 우리들의 어깨를 디디고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도록 하는게 먼저 가는 사람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뒤에 오는 이들은 우리가 해보지 시도해보지 못했거나 실패했던 것들을 다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대한 우리가 시도를 해보고 그에 대한 결과를 넘겨주는 것이 그 책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난 2년 간 따라다녔던 짐을 이제서야 내려놓습니다. 책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 만드는 노력을 지켜보고 같이 동참한다는 즐거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The Throne of Agony by Michelle Brea |
2년 전 회사(넥스트리) 내의 동료와 팀장들로 번역을 같이 해보자고 설득과 꾀임을 통해 사람들을 모집하고, 각자의 분량을 강제적으로 떠안기면서 (물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 마음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보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번역 작업을 시작하고 저자들이 쓴 글들의 내용을 보면서 저희는 그 자체로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가 알고 있었고 누구나가 말할 수 있었지만, 우리의 현실을 같이 논의하고 말하겠다는 생각이 왜 없었는지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상당히 불편한 진실과 문제들이 오고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에 대해서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할 수도 없었지만, 우리는 프로젝트에서 겪고 있었던 문제들을 피하는게 아니라 맞서 부딪힐 수 있는 용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의 거창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나도 흔하고 많이 널려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이야기할 것들은 불편한 진실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현실적인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며, 당장에 거론되는 해결책 역시 미봉책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고 같이 해결책들을 찾아가려는 노력조차 없어지는 환경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늘 비판은 있었고, 그에 대한 동의와 동조는 있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프트웨어 위기를 말할 때에 프로젝트의 환경(상황)을 꼭 거론이 됩니다. 늘 불편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그러한 글들을 읽지만, 결국 이를 받아들이는 개발자는 우리 곂에서 떠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개발자들을 목격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조용하지만 자신의 길을 묵묵하게 지켜낸 선후배들을 존경합니다. 그들의 실력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이들은 어찌되었든 지금의 SW 환경에서 살아가고 살아남고 지켜내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난 번 SW 아키텍트 책과 같이 PM 책 역시 저에게는 위로를 받는 책이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들은 지금의 고민과 문제들을 나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SW 업계에 필요한 것은 서로에게 위안과 격려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좀 더 노력을 하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SW 위기에 대해서도 어느덧 담담히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나도 이상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책에도 나왔듯이 어느 누군가는 우리들의 어깨를 디디고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도록 하는게 먼저 가는 사람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뒤에 오는 이들은 우리가 해보지 시도해보지 못했거나 실패했던 것들을 다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대한 우리가 시도를 해보고 그에 대한 결과를 넘겨주는 것이 그 책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난 2년 간 따라다녔던 짐을 이제서야 내려놓습니다. 책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 만드는 노력을 지켜보고 같이 동참한다는 즐거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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