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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o Architect/Things Every SW Architect Should Know

고객은 '버라이어티 정신'을 원한다.

by javauser 2010. 2. 8.
이미 TV 프로그램의 대세가 되어버린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들은 시청자의 요구가 이미 이러한 환경으로 바뀌었음을 나타내는 증거입니다. 새로 생겨나는 TV 프로그램들이 이러한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시청률을 기준으로 퇴출당하게 되는 일은 이미 예삿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은 시청자의 마음을 읽고, 기존의 전형적인 프로그램의 기획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무엇을 할지를 기획하고, 기획된 대로 작업 시간을 만들고, 대본을 미리 만들어서 연습을 하고, 실제 촬영에서는 주어진 각본대로 찍고 또 찍는 것이 기존의 전형적인 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전형적인 틀로 찍어낸 TV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환경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비즈니스 환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기존에 잘 굴러가던 시스템보다는 고객의 비즈니스를 그때 그때 지원하는 시스템을 바랍니다. 이제 기존에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해서 더 이상의 관심은 없습니다. 이미 기존 서비스들은 충분히 적응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은 상당한 도전적인 내용을 필요로 합니다. '무한도전'이 아닌 '극한도전'이 필요합니다. 고객은 비즈니스 요건들을 이제 말로 하지 않습니다. 응당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거기에 더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기술의 요건들을 이야기합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소프트웨어 지식들은 고객의 이와같은 변덕스러운 요구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프로젝트는 이제 기존 메커니즘을 갖다 들이대봤자,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전형적인 프로그램만 만들 뿐입니다.

'버라이어티' 쇼에서 해당 멤버들은 전체 쇼의 기획자이자, 작가이자, 연출자이며, 배우가 됩니다. 다음 순서, 다음 회차의 프로그램을 무엇을 할지 사전에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진행하는 중간 중간 아이디어를 내어서 바로 채택합니다. 그 순간 멤버들의 캐릭터를 그 즉시 정하고, 서로의 눈치를 보며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무엇인가 빠진 듯하면, 바로 그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캐릭터를 바로 만들어냅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위장하기도 합니다. 이전의 TV 화면에서 나오지 않은 기획자, 작가, 연출자들은 때로는 이들의 모자란 부분을 도와주기 위해서 브라운관에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TV 프로그램의 주도는 '버리이어티'에 참여하는 배우들의 몫입니다.

프로젝트 역시 상당히 많은 역할들을 세분화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을 같이 참여하여 진행하게 됩니다. 개발 프로세스나 방법론에는 상세하게 어떤 작업을 수행하고, 어떤 산출물을 사용하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고, 누가 이를 수행하는지가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과를 내는데 효과적이었습니다. 아니, 효과적일거라 믿었지만, 실제로 이러한 결과를 내기에 상당히 부족하다라는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라는 단계로 나누고 그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들도 나누었습니다. 물론, 이들 간의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개발 방식은 이미 시청률마저 예측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애국가 시청률보다도 못한 시청률이겠지요.

이제 고객이 원하는 '버라이어티'를 위해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진행도 바꾸어야 합니다. 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가 별도의 역할을 수행하는 개개인이 아니라, 전체를 작업하는 참여자만 존재할 뿐입니다. 설사 참여자가 테스트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역할이 나뉘어서 작업하는 형식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개발자의 작업을 상세하게 알고, 모니터링 하고 있어서 그에 맞는 테스트 계획과 실행을 해야 합니다. 즉, 이 부분에서 투명한(transparency) 개발 환경은 필수가 되어 버렸습니다. 파티션을 나누어서 담을 쌓고 PC에 머리를 들이대면서 남의 일에 대해서 모르겠다라는 태도는 분명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는 행동입니다. 바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하는 것입니다. 분석 작업만 하면 본인의 일은 끝이라는 태도는 버라이어티에서 기획만 하고, 그에 해당하는 캐릭터를 포기하는 행위입니다. 시청자는 기획을 했으면, 기획한 사람이 끝까지 책임지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사람은 바로 메인이 아닌, 들러리 밖에 안됩니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모든 것을 수행하듯이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수행해야 합니다. 주도적인 참여가 아니더라도, 소극적이라도 참여해야 생존이 가능할 것입니다. 고객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결과를 원합니다. 비록 그 결과가 그리 썩 좋지 않더라도, 그러한 방식에 대해서는 충분히 박수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적인 개발 방식을 버려야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배우들이 기본적인 배우의 자질을 이야기하듯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지식은 반드시 필요한 내용입니다. 또한, 이러한 지식이 있어야지 응용이나 활용이 가능합니다. 전통적인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적응한 배우들이 오랫동안 시청자의 사랑을 받듯이 소프트웨어 지식을 정확하고 충분히 알고 있는 사람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해가면서 고객의 요청을 늘 부합하는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고객의 요구의 본질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이를 원하는 고객의 태도는 바뀌기 마련이며, 이러한 태도에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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