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검열이란 아무도 강제하지는 않지만, 위협을 피할 목적 혹은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의 표현을 스스로 검열하는 행위로 위키백과에서는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자기 검열은 비단 언론에서 뿐만 아니라, 과학 분야, 특히 IT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기술과 정치가 부합되어서 특정 기술만이 표준이고, 이 기술 이외의 다른 기술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의식은 기술과 정치의 정경유착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 선택에 있어서 자기 검열 시스템은 작동되기 시작합니다. 특정 기술을 사용하고 싶은 욕망과 그 기술을 사용하면 비난과 사용한 사유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요하는 문화에서 과연 기술 발전을 위해서 노력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현대의 비즈니스가 하나의 기술로써 표현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기술 사용에 대한 자기 검열을 사용하는 문화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술의 조합을 통해 이를 구현하게 됩니다. 수많은 검색을 통해서 겨우 찾아낸 소스 코드는 그 문제만에 특화된 그리고, 아주 한정적인 상황에서의 솔루션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자기 검열로 인해서 합당하지(rational)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며 이러한 코드들이 시스템의 수많은 지점에 숨어있게 되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행위를 일으키게 되는 결과를 맞게 됩니다.
이러한 자기 검열이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는 문화는 어느 특정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조직이나, 아키텍처를 고정시키고 이를 강력하게 고집하는 조직에 가장 심하게 나타납니다. 프레임워크는 재사용 가능한 반제품이라고 인식되어 있지만, 이 프레임워크를 비즈니스와 무관하게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비즈니스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프레임워크는 기술적인 관점에서만 강조하게 되면 비즈니스의 응집력을 해칠 우려가 있으며, 결국 구현된 결과물이 비즈니스와 전혀 상관없는 형체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혹은 전혀 유연하지도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혼란만 자초하는 시스템을 탄생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아키텍처 역시 비즈니스를 담지 못하고, 고정된 형태로만 처음부터 끝까지 고집하게 되면 이러한 아키텍처를 적용하는 데에는 그 한계가 분명 있습니다.
이와 같이 비즈니스를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은 전사 관점에서 채널(channel), 대외 시스템 연계(B2B), 서비스 publishing, 비즈니스 규칙 분리, 기업 포탈(portal), 권한(authority)과 인증(authentication) 등 다양합니다. 이러한 주제들은 그 한 주제가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좀 더 세부적으로 고려해보면 훨씬 다양한 이슈들로 부딪히게 되며, 여기에는 다양한 아키텍처, 프레임워크에 관련된 내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제들이 모두 자기 검열 장치에 걸려서 기술적으로 좀더 성숙된 형태로 뒷받침하지 못한 형태로 그냥 일반적인 구조와 동일하게 처리해버려서 결국 스파게티 소스만을 양산하게 됩니다. 이 속에는 원리나 원칙이 없이 그냥 코드를 만드는 사람의 능력에 의존해서 시스템이 구성됩니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기술 선택(사용)에 대한 자기 검열은 기술자들끼리 이를 더 강요하고 있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특정 기술을 사용한 사람이 이를 강요하거나 배척하는 행위가 다른 기술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결국 전체 기업 경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모든 기술은 그 자체로 아무런 해를 미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악한 기술과 선한 기술로 나뉘게 되며, 전혀 의도하지 않은 형태로 기술은 새로운 옷을 입게 됩니다. 기술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필요한 것은 자기 검열이 아닌 자기 확신(self-confidence)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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