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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o Ware

SW 프로젝트와 여행

by javauser 2011. 9. 30.
우리가 다소 얼마 동안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경비가 있다고 한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은 어디를 갈지를 정할 것이다. 혹은 평소에 꿈꾸어왔던 대륙이나 나라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하고 계획하는지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The Tale of Life / El Cuento de la Vida
The Tale of Life / El Cuento de la Vida by victor_nuno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목적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그 나라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과 언어, 화폐, 풍습 등 여행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들을 얻는다. 혹은 그 나라에서 소요되는 경비 계획도 세울 것이다. 이러한 여행 계획에서 첫날은 어떠한 수단으로 이동하고, 삼시 세끼는 어떠한 음식을 먹을지 혹은 어떤 가격의 호텔방에 머무를지를 세세하게 계획하지 않는다. 여행 계획을 하는데 있어서 세밀하게 조사를 한다면 아마도 계획만 적어도 몇달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SW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여행 계획을 짜는 것과 유사하다. 여행 계획을 구상하면서 첫날부터 여행 끝날까지 어떠한 식사와 어떤 장소에서 머물고 어떤 길을 택해서 어떻게 이동할지를 상세하게 계획하지 않듯이 프로젝트의 계획을 세밀하게 작성한다는 것은 오히려 여행의 즐거움이 반감하듯이 (혹은 여행 계획으로 떠나기도 전에 진이 다 빠지듯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전에 숨이 막혀버릴 것이다.

여행을 하는 도중에도 우리는 최초에 예상하지 않았던 경로로 빠지기도 한다. 오히려 그런 경로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키기도 하다. 여행의 목적이 정확히 제날짜에 정확한 지점과 목적지를 도착한다고 한다면 우리는 여행 과정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모른채 여행을 끝마치게 될 것이다. 때로는 그 지방의 축제에 흠뻑 빠져서 혹은 그 지역의 풍경에 너무나 심취하여 하루나 이틀 더 머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여행을 망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SW 프로젝트 역시 진행 도중에도 예상하지 못한 작업과 문제로 인해서 또 다른 일정이 발생되기도 하며, 기존 계획했던 일정에 차질이 빚기도 한다. 여행에서 우리는 그러한 일들이 오히려 여행을 배가 시키는 것처럼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일들이 오히려 프로젝트의 결과를 더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때로는 느낄 수도 있다. 지금의 작업이 더 돌아가는 것이라는 생각과 뒤쳐졌다는 생각은 프로젝트의 압박이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여행의 목적에 의미를 부여하듯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목적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여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예상치 못한 봉변에 부닺치기도 한다. 가져왔던 짐을 잃어버리도 하고,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넉살 좋은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때로는 여행 도중에 집에 불상사가 생겨서 여행 자체를 포기하고 도로 귀국하기도 한다.

SW 프로젝트는 수많은 예상치 못한 이슈와 문제가 나타난다. 이러한 이슈는 심각한 것에서부터 아주 자잘한 것까지 다양하다. 여행에서 우리가 그러한 문제를 대처하는 방법은 그때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듯이 프로젝트에서 부딪히는 문제 역시 상황에 따라서 다양할 수 밖에 없다. 미리 이러한 이슈를 생각하고 대비할 수 있는 여력이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를 여러번 겪다 보면 경험이 생기고 그 다음에 겪는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의연하게 대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문제가 없었다라는 말은 사실 아무런 추억거리가 없는 여행과도 같지 않을까.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 프로젝트가 망할 듯이 호들갑 떠는 것보다는 차분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물론, 큰 문제에 대해서는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러한 책임은 온전히 프로젝트를 수행한 모든 이들의 책임이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프로젝트에서 과정을 즐기는 방법을 더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야 프로젝트 자체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이제 가을이 완연한데 여행을 통해 프로젝트를 즐기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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