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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o Ware

마케팅과 기술

by javauser 2012. 7. 9.

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형태로 그 모습을 대중들에게 표현되고 전파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어떤 기술은 극도의 발전 형태를 띠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기술들은 오히려 전파되는 과정에서 그 효력이 못미치는 것들도 있다. 기술이 마케팅의 수단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소비자나 이를 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해당 기술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IT 기술 역시 마케팅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들이 많으며, 이러한 대표적인 예가 '클라우드(cloud)'가 아닐까 한다.


TV 광고에까지 나타나는 '클라우드' 기술은 너무나도 광범위한 기술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를 실제로 응용하려는 개발자에게는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서부터 많은 고민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상황을 이전의 '컴포넌트(component)' 기술과 비교해본다면 상황에 대한 파악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Sky symphony
Sky symphony by kevin dooley 저작자 표시



과거 '컴포넌트(component)' 기술이 2000년대 초반부터 IT 기술을 이끄는 대표적인 기술을 각광받던 시기에 수많은 벤더들이 '컴포넌트'라는 단어를 buzzword 내지 silver bullet으로 사용되었다. 컴포넌트라는 용어가 너무나도 강력하고 강렬한 나머지 시스템 자체에도 컴포넌트라는 용어를 붙여서 '컴포넌트 시스템'이라는 용어까지도 만들어냈다. 즉, 하나의 시스템을 컴포넌트로 바라보고 이러한 시스템들이 컴포넌트와 같이 결합을 하면 새로운 또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개념 정도로 볼 수 있을까. 거기에다가 수많은 CBD(component based development) 방법론들이 이를 더욱 부채질해서 거의 만능에 가까운 기술로 표현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컴포넌트'라는 본질을 꽤뚫지 못한 기업들은 컴포넌트에 대한 다양한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심지어는 '자바는 느리다'라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도 연출하게 된다. 마치 컴포넌트 기술을 둘러싸고 자바와 .NET의 양진영에서 컴포넌트를 어떻게든 자기 진영의 유리한 형태로 해석하여 이를 관련 기술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지원한다는 형태로 대량 마케팅 전술을 취하게 된다. (.NET과 EJB의 비교에 관련된 문서는 인터넷에 뒤지면 널려있다.)


수많은 개발자들이 이러한 마케팅적인 용어에 실제 컴포넌트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컴포넌트 기술은 점점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마케팅적으로 쇠퇴를 의미하고, 실제로는 컴포넌트 개념은 설계에서 중요한 개념 중에 하나이고, 이는 SOA의 발전을 이끌게 된다.)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볼때, 마케팅에서 말하는 용어는 그 본질을 파악할 때까지 곧이 곧대로 믿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에는 해당 기술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이끌고, 이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one size fits all 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클라우드' 역시 이러한 형태로 다양한 벤더나 통신회사들이 마케팅 정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세미나 후원이나 주최를 통해서 겉에 보이게 혹은 드러나지 않게 지원하고 있다. '클라우드(cloud)'는 기존 서비스(service)에 대한 개념을 한차원 높게 끌어올리는 기술을 제공하려는게 사실이며, 궁극적인 기술의 발전은 클라우드를 통해서 한단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전의 컴포넌트 기술이 그랬듯이, 그 누구의 컴포넌트가 없듯이, 그 누구의 클라우드도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 방식을 고민해봐야 한다. 프레임워크나 솔루션, 라이브러리, 혹은 인프라를 통해서 구현되는 기술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클라우드가 가지는 속성이 전체 시스템 내에서 어떤 형태로 설계의 그림이 만들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혹은, 클라우드 형태가 아닌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 형태로 발전시키거나 확장하려고 할 때 서비스의 본질적인 모습과 이를 사용하려는 측과의 형태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 이는 단순히 AWS나 GAE를 사용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기술이 마케팅 용어로 사용될 때에 가장 주의해야할 점은 기술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일반 대중에게 노출되는 마케팅으로 포장된 기술은 해당 기업에서 이윤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이기 때문에 이를 곧이 곧대로 기술의 관점에서 접근하려 해서는 안된다. 설사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회사라 하더라도 해당 기술의 본질을 왜곡하려는 시도는 다분히 들어갈 가능성이 많다.


지금의 기술을 이끌고, 앞으로 이끌 차세대 기술로써 '클라우드(cloud)'를 꼽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컴포넌트' 기술과 마찬가지로 한낱 유행에 불과한 단어로 남는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이를 적용하려는 사람에게는 그 본질적인 면들을 파악해서 기존 기술과의 차이와 발전 방향에 대해서 논의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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